나를 위해 차린 밥상
백수의 삶은 여유로운 듯 여유롭지 않다.
퇴사한 후 시간은 많아졌으나,
운동하고 세끼 밥 챙겨 먹으면 훅 지나가는 것이 하루더라.
회사에서는 내가 1분 1초를 알차게 써왔던 것일까?
그런 것 같진 않았는데 몹시 의문스럽다.
하루의 대부분은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으로 활용한다.
그 시작은 나를 위한 한 끼 차리기 :)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작은 한 끼라도 스스로 차리고 나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홀로 생활에서 가장 쉽고 빠르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한 끼는 바로 볶음밥!
당근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당근을 쫑쫑 썰어 볶음밥에 넣으면 맛도 맛이지만 비주얼도 한층 UP :)
시험 공부하는 와중에도 냉장고에 잠들어있는 재료들이 생각나 후다닥 비빔면을 해 먹었다.
양념 만들고 소면만 삶으면 되는 비빔면!
신속하지만 산뜻하게 한 끼 가능
(★중요) 면이어서 배고플 것을 대비한 김밥도 함께 곁들여 먹어야 함
지인으로부터 프랑스에서 직접 공수해 온 파테(혹은 테린? 라벨에는 'terrine de campagne'이라 적혀있었다)를 받아
발라먹어보려고 빵을 사보았다.
파테는 고기 + 거위 간 등을 갈아서 만든 거라고 하는데 진짜 고기 맛이 난다.
특이한 맛으로 손이 자주 가진 않지만.. 다음에 또 먹어봐야지
밥도둑 명란을 사 왔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둘러 한번 구워 먹으면 짭조름하고 맛있다.
구울 때는 속 안까지 다 구워지게 오래 굽지 말고
타다키처럼 겉만 쓱 구워주면 익은 알과 안 익은 알 이 두 가지 식감을 맛볼 수 있다.
명란젓은 일찍 상하니 한 알씩 말아서 냉동보관해서 오래 먹는 것을 추천
적당한 한 끼를 차리는 것은 은근히 어렵다.
간단히 베이글 하나(반을 갈라 두쪽으로), 샐러드, 요구르트로 구성했을 뿐인데,
차려놓으니 과해졌다.
천천히 꼭꼭 씹으며 다 먹어본다(다음에는 베이글만 먹어야지).
아침 한 끼로 먹기에 적당한 양
삶은 달걀 두 알로 단백질 챙기고, 샐러드로 비타민과 섬유질을 챙긴다.
샐러드를 먹고 안 먹고의 차이가 은근히 크다.
홀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샐러드를 꼭 구비해 두고 일주일에 세 번은 먹어주자.
냉털 하기 가장 좋은 메뉴이면서 맛도 좋다.
냉장고에 뒹굴고 있는 야채를 쫑쫑 썰어 때려 넣고 너무 건강식인 것 같다 싶으면 스팸도 같이 넣어준다.
스팸을 먹는 죄책감을 줄여주는 볶음밥
죄책감을 더 덜고 싶다면 스팸을 한번 데쳐주면 좋다.
1인 가구 식재료로 냉동 대패삼겹살도 핫하길래 구입해 봤다.
냉동실에 넣어두면 돼서 유통기한에 대한 제약이 덜하다.
다만, 고기 맛은 씹는 맛이라고 생각하는 나한테는 구워 먹기엔 너무나 가냘픈 두께...
그래서 콩불을 만들어 먹어봤다.
콩나물을 넣다 보니 양이 엄청 많아진다.
몇 끼에 걸쳐 나눠먹었는데, 콩불과 맥주를 같이 먹었을 때가 가장 맛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은 역시나 볶음밥으로 설거지해주기
역시 고기는 두꺼운 삼겹살이다!
대패삼겹살은 굽기보다 다른 요리의 보조재료로 사용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닭가슴살 냉동 큐브를 사놨는데,
필요할 때마다 에어 프라이어에 돌려서 해 먹으니 몹시 간편하다.
샐러드만 먹기 심심할 때 올려먹으면 든든하고 좋다.
보기만 해도 "나 건강해요!!!!"라고 보이는 식단
다이어트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드레싱은 야무지게 뿌려 먹는다.
나를 위한 한 끼의 마무리는 디저트로
친구와 만나 사온 얼그레이 파운드케이크
얼그레이가 잘게 부서져있는데, 케이크를 씹으면 그 얼그레이 조각도 종종 씹힌다.
커피랑 먹기 딱 좋은 디저트